노란 트램의 비밀 | playlist

세바스티앙이 죽은 날, 리스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것이 중요하다. 경찰 보고서에는 '우천으로 인한 노면 미끄러짐'이라고 적혀 있었으니까. 나, 말렌 크비스트는 그 보고서를 일곱 번 읽었고, 일곱 번 모두 같은 문장에서 멈추었다. 우천. 그날 리스본에 비는 오지 않았다. 나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 오후, 나는 카페 아 브라질레이라의 테라스에서 빈 잔을 앞에 놓고 세바스티앙을 기다리고 있었고, 햇빛이 내 왼쪽 손등 위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열기를 기억한다. 사월의 리스본 햇살이 피부 위에 올려놓는 특유의 무게—따뜻한 것을 넘어 거의 단단한,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빛. 세바스티앙은 오지 않았다. 세 시에 만나기로 했다. 세 시 이십 분에 나는 커피를 한 잔 더 시켰다. 네 시에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네 시 삼십 분에 걸려온 전화는 경찰이었다. 세바스티앙 피레스 모라이스, 서른네 살, 건축가. 알파마 지구 언덕길에서 28번 트램에 치여 사망. 시각 오후 두 시 사십오 분. 내가 카페에 앉기 십오 분 전이다. 장례식에서 나는 세바스티앙의 형, 토마스를 만났다. 토마스는 세바스티앙보다 세 살 위였고, 키가 더 컸고, 눈이 더 어두웠다. 세바스티앙의 눈이 늦여름 오후의 강물 같았다면, 토마스의 눈은 그 강의 밤이었다. "말렌 씨, 세바스티앙이 당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대답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다. "부탁이 하나 있어요." 토마스가 말했다. "동생 작업실에 있는 짐을 정리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일주일 뒤, 나는 세바스티앙의 작업실에 서 있었다. 바이루알투 지구의 사 층 건물, 꼭대기 방. 창문이 넓어서 테주강이 보였다. 세바스티앙은 이 창 앞에 서서 강을 보며 도면을 그렸다. 도면이 아직 벽에 붙어 있었다. 연필 선이 얇고 정확했다. 이 선들을 그린 손가락이 이제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나와 세바스티앙. 그라사 전망대에서 찍은 것. 석 달 전. 세바스티앙이 웃고 있었다. 나도 웃고 있었다. 배경에 28번 트램이 지나가고 있었다. 노란 트램. 사진을 뒤집었다. 뒷면에 세바스티앙의 글씨가 있었다. '말렌에게. 당신이 떠난 뒤에도 이 전망대에 올 거야. 당신이 보던 방향으로 서서.' 이상했다. 이 사진은 석 달 전 것이다. 석 달 전에 나는 떠날 계획이 없었다. 세바스티앙은 왜 내가 떠난다고 썼을까. 토마스에게 물었다. "세바스티앙이 이걸 언제 썼는지 알아요?" 토마스가 사진을 보았다. 표정이 바뀌었다. 미세하게, 하지만 바뀌었다. 사람의 표정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이 밀리초면 충분하다. 토마스의 입꼬리가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조절하는 동작이었다. "모르겠어요." 토마스가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사진을 가져왔다. 그리고 호텔 방에서 다시 보았다. 뒷면의 글씨를 보았다. 글씨체가 이상했다. 세바스티앙의 글씨는 왼쪽으로 기울었다. 이 글씨는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세바스티앙은 왼손잡이였다. 이 글씨를 쓴 사람은 오른손잡이였다. 토마스는 오른손잡이였다. 나는 경찰 보고서를 다시 읽었다. 여덟 번째. '우천으로 인한 노면 미끄러짐.' 그날 비는 오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경찰의 이름을 확인했다. 아우구스투 레이치. 아우구스투 레이치를 검색했다. 리스본 시경 소속. 경력 이십이 년. 특이사항: 이혼 두 번, 부채 다수. 그리고—토마스 피레스 모라이스와 같은 교구 교회 등록. 나는 창밖을 보았다. 리스본의 밤. 언덕 사이로 불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28번 트램이 달리고 있을 것이다. 노란 트램이 언덕을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세바스티앙이 마지막으로 본 것이 그 노란색이었을까. 핸드폰이 울렸다. 토마스였다. "말렌 씨, 사진 가져갔죠?"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너무 부드러웠다. 부드러움이 과하면 그것은 부드러움이 아니라 경고다. "네." "돌려주세요. 동생의 물건이니까." "토마스 씨." 나는 말했다. "그날 비가 왔어요?" 침묵. 이 초. 삼 초. 오 초. "무슨 비요?" 토마스가 말했다. "사월 십이일. 세바스티앙이 죽은 날. 비가 왔어요?" "기억 안 나요." "나는 기억해요. 비가 안 왔어요. 햇빛이 제 손등 위에 있었어요." 전화가 끊겼다. 나는 사진을 들고 호텔 방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사진 속의 세바스티앙이 웃고 있었다. 배경의 28번 트램이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진에서 처음 보는 것을 발견했다. 배경 맨 오른쪽. 전망대 난간 뒤에. 서 있는 남자. 토마스였다. 석 달 전, 그라사 전망대에서, 우리를 보고 있었다. 사진 속의 토마스의 눈은 세바스티앙을 향해 있지 않았다. 나를 향해 있었다. - All writing and music in this playlist are 추리플리 origin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