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당신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2026년 7월 5일 |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Fr. Justino

“당신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2026년 7월 5일 “Are You a Disciple of Jesus?” Memorial of St. Andrew Kim Taegon, Priest and Martyr, Patron of the Korean Clergy | July 5, 2026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Fr. Justino #토마스티비 #김유정신부 #강론 #한국어듣기 #koreanhomily #koreanlistening [원고 보기] 2역대 24,18-22; 로마 5,1-5; 마태 10,17-22 오소서, 성령님 한 주간동안 잘 지내셨어요? 저희 어머니가 병원에서 검진받으시는 것이 있어서 지난주에 모시고 다녀왔는데, 6개월 뒤에 다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진료 날짜를 잡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왜 놀랐을까요? 6개월 뒤가… 올해가 아닙니다. 어느새 1년 중 절반이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버렸습니다. 지난 반년을 주님께 봉헌하며, 남은 반년은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갈 것을,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굳게 다짐합니다.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천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뉴스에서 보셨어요? 아직 일본도 이 수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라고 합니다. 어릴 적 저희 집에는 태엽으로 작동하는 벽시계가 있었는데요, 이런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100억 불 수출의 날. 1977년 12월 22일.” 연간 수출액 100억 달러 돌파를 자축했던 우리나라가, 49년이 지난 이제, 한 달에 그 열 배가 넘는 액수의 수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산업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해오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요즈음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입니다. K-팝을 비롯해서 K-드라마, K-푸드, K-화장품, K-패션, K-영화는 물론 한국어를 배우는 것 또한 열풍이라고 합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공부할 때, 외국어 시험을 두 개 통과해야 했는데요, 고전어 하나와 현대어 하나였습니다. 현대어는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중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리스어와 독일어를 선택했는데요, 독일어 지문을 영어로 번역하는 시험을 쳤는데 한 번 떨어져서, 다시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최근 놀라운 소식을 들었는데요, 선택할 수 있는 현대어에 이제 한국어가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엄청 기뻐해야 하는데, 왜 마음 한구석이 그렇게 씁쓸했나 모르겠습니다. ‘진작 좀 그렇게 하지….’ 김구 선생님께서 얼마나 기뻐하고 계실까요? 백범일지에 이렇게 쓰셨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어느덧 김구 선생님의 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고, 외국에서 우리 문화를 배우기 위해 앞다투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 열풍에 이어 성인 공경도 ‘K-성인’의 시대가 오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3년 5월 24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 알현 때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한국의 복음화가 평신도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놀라워하시며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두 가지 점을 강조하셨는데요, 당시의 혹독한 박해 속에서 처음 만나는 신자들과 접촉하실 때, 옷이나 손에 특별한 표식을 하기로 미리 약속했고, 그것을 확인한 후에는 작은 목소리로 “당신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하고 물어보셨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은 우리에게 이 질문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물으십니다. “당신은 그리스도의 제자입니까? … 참으로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분을 따르고, 그분의 길을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황님은 주변 환경이 아무리 좋지 않더라도, 김대건 신부님과 한국의 교우들처럼 복음을 증언할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두 번째로는 김대건 신부님의 일화를 말씀하셨는데요, 신부님께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눈길을 오래 걷다가 탈진하여 쓰러지셨을 때, ‘일어나 걸어라!’ 하는 음성을 듣고 일어나셨고, 당신을 인도하는 누군가의 그림자 같은 모습을 보신 일입니다. “성인들도 넘어질까요?”하고 물으신 후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성 베드로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큰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섰습니다.” 육체적으로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나 계속해서 복음을 전할 힘을 얻은 김대건 신부님처럼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복음을 전할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일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자고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1821년, 우리 대전 교구 솔뫼에서 태어나신 김대건 신부님은 15살 되던 해인 1836년, 최방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최양업 토마스와 함께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12월 압록강을 건너 중국까지 걸어가셨고, 이듬해 6월 마카오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사제 수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5개월 만에 최방제는 위열병으로 선종하였고, 1839년, 두 소년은 마카오에서 발생한 민란 때문에 필리핀으로 피신하였다가 돌아와야 했습니다. 바로 그 해, 기해년에 김대건 신부님의 아버지와 최양업 신부님의 부모님은 순교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스승 신부님께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전합니다. “저의 형제 최양업 토마스의 부모도 살해되었는데, 부친은 곤장으로, 모친은 칼을 받아 순교의 화관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의 부모 역시 많은 고난을 당하여 부친은 참수되었고, 모친은 의탁할 곳이 없는 비참한 몸으로 신자들 집을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김대건, 최양업 신부님의 부모님이 순교하실 때, 나라에서 금하는 천주교 사제를 만들기 위해 아들을 유학 보낸 것이 그 죄목이었습니다. 1845년, 스물넷의 나이에,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사제서품을 받으신 김대건 신부님은, 천신만고 끝에 조선에 입국하여 불과 몇 달간의 사목 활동을 하시던 중 이듬해 체포되셨고,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하셨습니다. 새남터는 자신을 신학생으로 선발하여 유학 보냈던 모방과 샤스탕 신부님, 그리고 앵베르 주교님이 7년 전 순교하셨던 곳이고, 바로 그 해 자신의 아버지 역시 자신 때문에 순교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사제 생활을 13개월밖에 하지 못하셨는데, 그나마 두 달은 조선 입국을 위하여 바다 위에서 보내셨고, 넉 달은 감옥에서 보내셨습니다. 신부님은 감옥에서 쓰신 편지에서 스승 신부님들께 일일이 하직 인사를 한 후 최양업 신부님에게도 인사하십니다. “지극히 사랑하는 나의 형제 토마스여. 잘 있게. 이후 천당에서 다시 만나세. 그리고 내 어머니 우르술라를 특별히 돌보아 주기를 그대에게 부탁하네. … 하느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의 환난을 굽어보소서. 주께서 우리의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여,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지극히 공경하올 신부님들 안녕히 계십시오. 쓸모없고 부당한 종, 그리스도를 위하여 감옥에 갇힌 조선 선교지의 교황 파견 선교사 안드레아가 올립니다.” 오늘 제대 앞에 붉은 꽃과 흰 꽃이 있는데요, 붉은 꽃은 김대건 신부님과 순교자들을, 흰 꽃은 최양업 신부님을 비롯한 땀의 순교자들을, 그리고 주위의 푸른 풀들은 이분들을 키워낸 우리나라 초대 신앙공동체를 상징하는 것처럼 다가와 마음이 뭉클합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일생을 묵상하다 보면, 오랜 기간의 준비에 비해 13개월이라는 사제의 삶이 너무 짧게 느껴져, 조금 더 오래 사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느 나라의 첫 번째 사제가 사제직을 그만두고 환속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김대건 신부님의 사목은 활동으로가 아니라 순교로 이루어진 것이고, 지상에서가 아니라 천상에서 당신의 양 떼를 돌보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전세계에서 첫 번째 사제가 순교를 하신 나라는 몇 개국이 될까요? 나중에 한 번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김대건 신부님을 1번으로 하여 그간 7,178명의 사제가 서품을 받았다고 합니다. 첫 사제께서 순교를 하신 것이 저희 사제들에게는 큰 울림입니다. 그러기에 김대건 신부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십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 교우들에게 보내신 마지막 편지는 항상 저를 성찰하게 합니다. “제가 죽는 것이 여러분의 육정과 영혼 대사에 어찌 거리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천주 오래지 아니하여 여러분에게, 저보다 더 착실한 목자를 상으로 주실 것이니, 부디 서러워 말고 큰 사랑을 이루어 한 몸같이 주를 섬기다가 사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천주 대전에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 천만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김 신부 사정 정표.” 오늘 이처럼 수많은 신자들이 자랑스럽게 천주교 신앙을 고백하고, 많은 예비신자들이 입교 예식을 하는 광경을 천국에서 보시며 얼마나 기뻐하고 계실까요? 김대건 신부님은 오늘 우리에게 조용히 다가와 물으실 것 같습니다. ‘당신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오늘 입당 성가로 부른, 최민순 신부님이 작사하시고 이문근 신부님이 곡을 쓰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노래’를, 신부님께 올려 드립니다. “서라벌 옛터전에 연꽃이 이울어라. 선비네 흰 옷자락 어둠에 짙어 갈 제 진리의 찬란한 빛 그 몸에 담뿍 안고 한 떨기 무궁화로 피어난 님이시여. 동지사 오가던 길 삼천리 트였건만 복음의 사도 앞에 닫혀진 조국의 문 겨레의 잠 깨우려 애타신 그의 넋이 이역의 별빛 아래 외로이 슬펐어라. … 가신 님 자국 자국 남긴 피 뒤를 따라 싸우며 끊임없이 이기며 가오리니 김대건 수선 탁덕 양 떼를 돌보소서 거룩한 주의 나라 이 땅에 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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