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밤에 애청곡 200선 Cover Art Part3+ 어작(어쩌다 작곡가)
음악이 흐르는 밤에 애청곡 200선 Cover Art Part3 + 어작(어쩌다 작곡가) 며칠 전, Cover Arts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던 ‘Roaming’이라는 곡을 들었는지,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저에게 언제 작곡을 배웠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무심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작곡을 했었다고 말했다가, 말하고 나서야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작곡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두 번째로 작곡한 노래는 Magnus Uggla의 곡에서 영감을 받은 ‘이 바보야 뒤따라가!’라는 노래였습니다. 지금도 그 멜로디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끝내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들어야 할 좋은 곡들이 너무 많아, 그저 포기하고 말았죠. 그러다 1984년 봄, ‘음악이 흐르는 밤에’를 떠나면서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 이전에 저의 집을 방문해 Latte E Miele의 앨범들을 함께 들으시고 깊이 감동하셨던 서울음대 서우석 교수님, 그리고 당시 그분의 조교였던 이장직이라는 친구를 자주 만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저에게 서울대 음대 대학원에 새로운 과정이 개설되니 한번 응시해 보라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마침 어머니께서도 유학을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계셨던 터라, 만약 합격한다면 유학을 포기할 생각이었습니다. 서우석 교수님의 배려로 학부생들과 함께 故 박일경 선생으로부터 대위법과 화성학 강의를 들었고, 대중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이장직 교수의 예상 출제 문제들을 달달 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낙방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상대는 4년 동안 정식으로 공부한 서울대 음대 졸업생들이었고, 저는 고작 한 달 동안 열공한 무모한 도전자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독일에서 음향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계셨던 성굉모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저 역시 음향학을 전공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40년이 흐른 뒤, 지난해 11월부터 이렇게 ‘음악이 흐르는 밤에’ 부활 방송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곧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올리는 곡들 대부분이 저작권 문제에 걸리면서, 한때는 패닉상태에 빠지기까지 했습니다. 사전 저작권 검사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나오더라도, 방송을 업로드한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저작권 통보가 날아오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심지어 시그널 음악까지 제약을 받게 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영상은 남더라도, 거기에 저작권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설 명절에 하나의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연휴 동안 무료하게 보내지 말고 “작곡”과 같은 보람 있는 일을 해보라는 광고였습니다. 그 말을 계기로, 그날부터 작곡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고, 그렇게 해서 악보 30 페이지 분량의 ‘Roaming(방랑)’이라는 곡이 탄생했습니다. 또 지난번 에피소드 ‘첫 번째 방송사고’ 편에서 Triumvirat의 ‘Mister Ten Percent’라는 곡에 깜짝 놀라는 제 동영상을 만들다가 ‘You Are Mystery(Mister Lee)’라는 노래도 탄생하게 되었죠. 그 곡의 연주 버전이 오늘 ‘음악이 흐르는 밤에’ 커버 아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됩니다. 매일 새벽, 라틴어 버전을 비롯해 수십 곡을 만들었지만, 아직은 대부분이 미완성 상태입니다. 반응이 좋으면 시간이 되는 대로 하나씩 정리해 차례로 올려보려 합니다. 반응이 없으면 영원히 폐기될 곡들이죠. 어공이 아닌, 어쩌다 작곡가: 성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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