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의정, 말없는 가르침 은은한 버전

속세를 멀리한 사립문 너머 깊은 강물 따라 바람이 오네 오월의 햇살 뜨거워져도 초가 정자에는 서늘함 머무네 솔과 국화 세 갈래 길에 돌아온 마음 조용히 앉고 매화 가지 달빛에 비치니 한 폭의 그림이 밤을 채우네 팔의정아, 말없이 가르쳐다오 높은 뜻은 소리 없이 깊어진다고 꽃처럼 웃으며 드러내기보다 돌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라고 팔의정아, 세월을 건너가라 낡은 현판에도 새 뜻은 살아 선조의 마음 후손의 가슴에 강물처럼 오래 흘러가리라 꽃은 웃음을 세상에 보이고 돌은 말없이 사람을 기다리네 많은 말보다 한 번의 실천 굳은 믿음이 마음을 밝히네 난초 향기는 밤 난간에 올라 보이지 않아도 시가 되어 흐르고 이름 모를 먼 훗날의 후손도 그 향기 따라 이곳을 찾으리 팔의정아, 말없이 가르쳐다오 높은 뜻은 소리 없이 깊어진다고 꽃처럼 웃으며 드러내기보다 돌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라고 팔의정아, 세월을 건너가라 낡은 현판에도 새 뜻은 살아 선조의 마음 후손의 가슴에 강물처럼 오래 흘러가리라 정자는 낡아도 정신은 낡지 않고 글씨는 바래도 뜻은 사라지지 않네 오늘의 우리가 어제를 품을 때 내일의 길도 새롭게 열리리 팔의정아, 역사를 품어다오 외진 그 자리 세상의 중심 되어 겸손과 절개, 침묵과 화목 여덟 기둥마다 깊이 새겨다오 팔의정아, 영원히 남아다오 사람은 가도 그 뜻은 이어져 달빛과 강물, 솔바람 사이로 우리의 마음도 맑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