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작은 방황

[Verse 1] 괜히 막차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처음 듣는 버스킹 곁에 서 있네 제목도 모르는 노래에 박수 치다가 나도 모르게 한 번 따라 웃었어 동전 몇 개 넣는 뽑기 기계 앞에서 쓸모없는 키링 하나를 뽑아 들고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채 걸어가며 오늘의 마음을 슬쩍 달래 보네 [Pre-Chorus] 괜찮아지려고 하는 건지 그냥 심심한 척하는 건지 편의점 냉장고 문을 한참 열었다가 마실 것도 없이 다시 닫아 [Chorus] 늦은 서점에 들어가 읽지도 않을 여행책을 펼쳐 보고 가 본 적 없는 바다 사진 사이에서 한동안 다른 사람이 되어 보네 집으로 바로 가기 싫어서 24시간 세탁방에 앉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작은 창을 보며 나도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라 [Verse 2] 뽑기하고 남은 동전 꺼내 손끝에 올리고 앞면이 나오면 뭐라도 해보기로 해 정작 결과는 중요하지 않으면서 괜히 두 번 세 번 다시 던져 보네 닫기 직전 빵집에 들러 평소 안 먹던 빵을 하나 고르고 종이봉투에서 새어 나오는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걸음을 늦춰 보네 [Pre-Chorus] 이 밤이 길어서 그런지 생각이 자꾸만 늘어지네 목적지도 없이 몇 번이나 모퉁이를 돌고 익숙하지 않은 길을 골라 걷네 [Bridge] 아무 약속도 없는 밤이면 나는 이상한 일들을 하곤 해 지나가는 고양이에게 인사를 하고 닫힌 상점 유리에 내 모습을 비춰 보고 누가 보면 별일 아닌 순간들인데 이런 사소함들이 나를 안심시켜줘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다시 배우고 있어 [Final Chorus] 돌아가는 세탁기처럼 마음도 언젠가는 제자리를 찾겠지 오늘은 그저 늦은 공기 속을 걸으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연습해 봐 손에 쥔 작은 키링 하나 별 의미도 없이 가볍게 흔들면서 괜히 웃음이 나는 이런 밤이라면 생각보다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