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가장 아끼던 신하를 하룻밤 새 매질해 내쫓은 까닭 | 야담 | 민담 | 전설 | 옛날이야기 | 오디오북
0:31 굳은살 박인 천한 손을 오래 들여다보던 임금 — "참으로 좋은 손이로구나" 8:11 관노의 자식이라 감히 부르지 못한 아들의 이름, 나무자 끝에 새긴 어미 20:05 태어나 처음으로, 나이와 쓸모가 아니라 이름 석 자로 불린 관노의 아들 31:06 사람 손 하나 닿지 않았는데, 물의 힘으로 스스로 때를 알린 종소리 34:18 뭇 신하가 등 돌린 조회, 성큼 걸어와 천한 신하 곁에 나란히 선 임금 44:55 다 삭은 빈 가마의 이음쇠를, 누구도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두라던 은밀한 명 48:13 가마를 맡지도 않은 자의 이름을, 관원 명단 끝에 슬쩍 끼워 넣은 손 63:26 밤마다 눈짓으로 마음을 읽던 사이 — 끝끝내 그 눈을 마주 보지 않은 임금 66:36 "신의 눈을 잠깐만 보아 주소서" — 형틀에 묶여 임금을 애타게 찾던 신하 70:30 여든 대의 매, 그런데 급소는 번번이 비껴가고 있었다 80:49 성문 밖 어둠 속, 몰수됐던 신표를 쥐여 주며 "홀로 열어 보라"던 늙은 손 87:37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야 썩지 않는다 — 다음 세상의 종을 지어라" 112:34 조선의 시간을 재는 톱니 안쪽에, 어미가 새겼던 그 두 글자 조선 천지에 그 사람의 손보다 영리한 손은 없었습니다. 하늘의 별을 헤아려 물시계를 짓고, 땅에 드리운 그림자를 자로 삼아 한낮의 시각을 재던 손이었지요. 관아 뒷간 물 새는 행랑에서 태어난 관노의 아들, 장부에는 이름 대신 나이와 쓸모만 적히던 물건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래도 글도 모르는 어미만은 아들의 눈을 믿었어요. 남들이 미련하다 손가락질할 때, 어미는 손수 눈금을 새긴 나무 자를 쥐여 주며 그 끝머리에 남들은 알아보지 못할 만큼 작은 두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관노의 자식이라 감히 지어 부르지 못한, 아이의 진짜 이름이었지요. 아들이 꽃피는 날을 미처 보지 못하고 어미는 눈을 감았지만, 담장 밖에서 이 손을 알아볼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던 그 말은 이루어졌습니다. 다름 아닌 세종 임금이었어요. 임금은 그 굳은살 박인 손을 오래 들여다보고는 참으로 좋은 손이라 했고, 손수 이름 석 자를 새긴 신표를 내려 그를 처음으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날부터 임금과 천한 신하는 밤마다 등불 하나를 사이에 두고 톱니를 깎았어요.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였지요. 그런데 어느 봄날, 세상에서 가장 아끼던 그 신하를 임금이 하룻밤 새 죄인으로 내쳤습니다. 임금이 탈 가마가 부서졌다는 죄였어요. 한데 이상하지요. 그 손이 지은 물건은 평생 한 치도 어긋난 적이 없었고, 그가 살핀 가마도 아닌데, 하필 그 가마만, 하필 그날에 맞추어 부서졌다니요. 마치 누군가 그 쇠가 삭은 것을 알고도 짐짓 그냥 둔 것처럼요. 매를 여든 대 맞고 벼슬을 빼앗긴 그는 죄인 수레에 실려 도성 문을 나섰고, 그 이름은 나라의 기록에서 감쪽같이 지워졌습니다. 국문장에서 그는 애타게 임금을 찾았어요. 밤마다 말 한마디 없이도 서로의 궁리를 읽던 그 눈이니, 한 번만 보아 주면 결백을 다 아뢸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임금은 끝끝내 단 한 번도 그의 눈을 마주 보지 않았습니다. 은혜를 이리 갚느냐는 얼음장 같은 그 한마디가, 여든 대의 매보다 먼저 그를 내리쳤어요. 임금은 어째서 그토록 아끼던 사람을 이토록 모질게 버렸을까요. 그 매정한 얼굴 뒤에, 대체 무엇이 숨어 있었을까요. 성문을 나서던 밤, 삿갓을 눌러쓴 낯선 별감이 다가와 몰수됐던 신표를 그의 피 엉긴 손에 쥐여 주고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열어 보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낡은 주막 봉놋방, 흐린 등불 아래에서 그가 그 패를 열자 예전에 없던 틈이 생겨 있었고, 그 안에서 임금의 필적으로 쓰인 밀지 한 장이 나왔어요.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야 썩지 않는다, 네 톱니는 이 궁의 종을 울리기엔 너무 크다, 이름을 물에 씻고 다음 세상의 종을 지어라. 임금은 그를 버린 것이 아니라, 흘려보낸 것이었습니다. 아직 제게 힘이 남은 지금 서둘러 내쳐야, 흐르는 세월이 그를 잊힌 죄인으로 덮어 준다는 것을 병든 임금은 내다보고 있었어요. 만조백관 앞에서 은혜도 모르는 신하를 내친 매정한 임금이라는 손가락질을, 죽는 날까지 홀로 뒤집어쓰기로 한 것이지요. 국문장에서 끝내 그의 눈을 피한 것도, 소리는 요란하되 급소는 번번이 비껴가던 그 여든 대의 매질도, 신표 뒷면에 새로 새겨진 두 글자도, 실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어미가 나무 자 끝에 새긴 그 이름은, 어떻게 임금의 손을 거쳐 세상에 다시 불리게 되었을까요. #야담상원 #감동 #감동이야기 #야담 #옛날이야기 #전래설화 #구전설화 #한국설화 #민담 #오디오북 #오디오드라마 #시니어사연 #감동사연 #잠잘때듣는이야기 #자기전이야기 #권선징악 #조선시대이야기 #사극 #노후사연 #사연라디오 #인생이야기 #반전사연 #장영실 #세종대왕 #자격루 #물시계 #해시계 #군신 #관노 #신분 #밀지 #신표 #스승과제자 #이름 #모정 #반전드라마 #먹먹한사랑 달빛 아래 정겨운 옛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야담상원입니다. 잠 못 드는 밤, 도란도란 건네는 이야기로 여러분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닿으셨다면, 야담상원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함께 전해 주세요. 여러분의 밤이 조금 더 포근해지도록, 매주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본 영상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재구성한 창작 오디오 콘텐츠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실제와 무관한 가상의 설정입니다. COPYRIGHTⓒ야담상원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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