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l 밤은 요리하기 좋은 시간이다

밤은 요리하기 좋은 시간이다. 일과를 모두 마치고 쫓기는 마음 하나 없이 어둑한 부엌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감자, 당근, 호박 같은 색색의 채소를 먹기 좋게 손질하거나 단맛이 뭉근하게 올라오도록 채 썬 양파를 볶거나 수프, 카레, 국 따위를 커다란 냄비 가득 끓이다 보면 마음이 나긋해진다. ... 그는 해소될 수 없는 고독이 어쩌면 하나의 조건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신이 고독의 독려를 받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홀로 있을 때 그 자신이 해야만 하는 바로 그 일을 하기 위해 고독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더불어 각각의 고독은 ‘각자의 알 수 없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저마다가 고독을 다룰 레시피는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 무루, '우리가 모르는 낙원' 중에서 ]